재개발 사업에서 <기부채납>이 수익성에 미치는 숨겨진 영향

기부채납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다 

재개발 사업을 분석할 때 대부분의 투자자는 조합원 분양가, 일반 분양 수익, 분담금 등 눈에 보이는 수치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실제로 수익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기부채납’이다. 기부채납은 공공기여 개념으로 사업자가 일정 비율의 토지나 시설을 무상으로 지자체에 제공하는 제도다. 겉보기에 단순한 행정 요건처럼 보이지만, 그 내용과 범위에 따라 전체 단지의 용적률, 분양세대수, 수익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장기적으로는 아파트 브랜드 가치와 입주민 만족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글에서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기부채납의 진짜 의미와, 이것이 어떻게 재개발 투자 수익성을 흔들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기부채납의 개념과 재개발에서의 발생 구조

기부채납은 원래 국토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로, 민간이 개발을 할 때 공공시설의 일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원, 도로, 학교, 문화시설 등이 해당된다. 재개발에서는 이 기부채납이 필수 조건으로 작동하며, 해당 사업지의 지자체와 협의 하에 제공 면적과 항목이 결정된다. 문제는 이 기부채납 면적이 전체 사업부지 대비 상당한 비율을 차지할 경우, 조합이 확보할 수 있는 분양 면적이 줄어들게 된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분양 수익이 줄어들며, 그 차액은 분담금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단순히 '좋은 공공시설이 생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합원 입장에서 보면 수익성을 깎아먹는 구조로 작동할 수 있다.

 

기부채납의 유형별로 달라지는 영향력

기부채납은 단순히 면적만이 아니라 '무엇을' 기부하느냐에 따라 재개발 단지의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어린이집, 도서관, 소형 공원은 입주민 만족도를 높여 결과적으로 분양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공공임대주택, 복지관, 생활형 숙박시설 등은 민원 발생 가능성과 브랜드 이미지 훼손 가능성이 있어 오히려 가치 하락 요인이 된다. 더 나아가, 기부채납 대상 중에는 단지 내부 상업시설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조합원 상가 분양 수익이 급감하게 된다. 특히 대지 지분 대비 상가 비율이 높은 단지에서는 상가 분양가가 주요 수익원이 되기도 하는데, 그 상가 면적이 기부채납 대상이 되면 조합원 수익은 예상보다 크게 줄어든다.

 

기부채납 협상 과정에서 나타나는 조합과 지자체의 갈등

기부채납은 원칙적으로는 지자체와 조합 간의 협의 사항이지만, 현실에서는 상당히 강제적인 성격을 가진다. 특히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는 구청이 공공기여 수준을 높게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조합이 이를 거부할 경우 인허가가 지연된다. 이 때문에 일부 조합은 울며 겨자 먹기로 대규모 기부채납을 수용하고, 그 결과는 조합원 분담금 증가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예가 공공임대주택 비율 확대인데, 조합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낮고 관리가 어려운 공공임대를 대량으로 공급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 최근에는 지자체들이 ‘생활SOC’ 정책에 따라 체육센터나 주민편의시설 등을 추가로 요구하면서 기부채납 부담이 점점 커지는 추세다. 조합이 협상력 없이 밀리게 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기부채납 분석 없이는 재개발 투자는 불완전하다

많은 재개발 투자자들이 '기부채납'을 단지 행정절차나 도시계획 상의 당연한 수순으로 여긴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요소 하나가 분양가, 분담금, 시공사 마진,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까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처럼 기부채납 요구 수준이 높은 지역에서는, 사전에 해당 구역의 기부채납 계획서를 확인하고, 예상 면적과 항목을 분석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투자자가 조합원 지위만 확보했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기부채납에 따른 수익성 하락 리스크까지도 충분히 감안해야 진짜 안전한 재개발 투자가 될 수 있다. 다음에 재개발 투자 물건을 볼 때는, ‘기부채납 항목이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하는 습관부터 가져야 한다.